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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2023.06.21
제목 [반려人터뷰] 위액트 함형선 대표, “번식장은 개들의 발톱 하나까지 착취하는 동물학대의 온상”

[반려人터뷰] 위액트 함형선 대표, “번식장은 개들의 발톱 하나까지 착취하는 동물학대의 온상”

도살장, 번식장 여전히 성황… 현실적 대안으로 ‘루시 프로젝트’ 거론
“전문 브리더 통한 입양 문화 정착돼야”

정한교 기자
  • 입력 2023.08.04 13:24

[펫포스트뉴스=정한교 기자] “더 이상 고통 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아무도 반려동물을 안 키웠으면 좋겠다”

위액트 함형선 대표 (사진=정한교 기자)

개농장, 도살장 등 오직 인간의 이익만을 위해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개들이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 그 잔혹한 연대기를 끊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같은 물음에 대한 위액트 함형선 대표의 대답이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 해마다 반려인구가 증가하는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농담 섞인 대답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녀의 얼굴은 매우 진지했다.

그녀가 이같은 발언을 하게 된 배경에는 ‘번식장’이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평생을 상품만 만들어내기 위해 소모되는 강아지들이 있는 곳이다. ‘강아지 농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곳 말이다.

함 대표는 “발톱 하나까지 인간에게 착취당하는, 정말 고통 받는 아이들이 있는 장소가 번식장”이라며,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던 아이들은 쓰임을 다하면 병으로 죽거나 굶어 죽는다. 살아남아도 도살장에서 잔혹하게 살해될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함 대표에 의해 동물구조단체 ‘위액트(WEACT)’가 출범한 후 6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위액트가 구조한 개들만 1,246 마리. 그중 1,072 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찾았다. 그리고 여전히 위액트에 남아 평생의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다.

위액트는 개농장, 도살장 등에서 학대받거나 방치되는 개들의 구조가 목적. 그러다보니 외면 받기 쉬운, 반려견으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진 육견 등을 구조하는 일이 잦다.

함 대표는 “도살장 구조를 진행해보면, 소위 말하는 크기가 작은 애완견부터 육견이라 불리는 덩치 큰 믹스견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며, “귀엽고 예쁜 아이들은 입양이 수월한 반면, 덩치가 큰 아이들은 일반 가정에서 키우기 힘들다는 인식이 있어 입양까지 매우 어렵다”고 밝다.

이처럼 함 대표는 학대받던 개들을 구조해 그들에게 새로운 견생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그녀가 “아무도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는 이유에는 변할 것 같지 않은, 답답하기만 현실에 있다.

동물권 향상 위한 ‘의지 부족’… “가장 현실적 대안은 루시 프로젝트”

오랜 시간 위액트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보호단체가 지속적으로 동물의 매매를 금지하고, 개고기 식용 종식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동물의 매매나 개고기 식용 행위는 여전한 현재진행형이다.

함 대표는 “도살 행위 및 방법을 입증해야 동물학대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동물보호단체들이 동물학대 행위를 방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전과 비교하면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향상됐지만, 현실은 여전히 참혹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통령 부부까지 나서서 동물보호를 외치고 있지만, 정책 및 제도 개선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누군가는 생존권을, 누군가는 전통을 이유로 변화를 반대한다. 그렇다고 함 대표의 소망처럼 아무도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게 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지난 6월 17일 위액트가 구조를 진행한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불법 개 번식장 (사진=위액트)
지난 6월 17일 위액트가 구조를 진행한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불법 개 번식장 (사진=위액트)

이에 함 대표는 참혹한 환경에서 고통 받는 동물들의 현실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현재 동물권행동 카라가 추진 중인 ‘루시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루시 프로젝트란, 번식장 동물의 구조, 치료, 보호, 입양 활동은 물론, 동물생산 및 공산품 판매식 아기동물 매매 금지를 골자로 하는 루시법 제정을 위한 캠페인이다.

루시법의 시작은 영국이다. 2013년 영국의 번식장에서 ‘루시’가 구조됐다. 루시는 6년간 반복된 임신과 출산으로 척추가 휘고 뇌전증과 관절염을 앓다 사망했다.

영국의 동물복지단체 펍 에이드(Pup Aid)는 사망한 ‘루시’를 통해 공장식 번식장의 문제를 사회에 알려 나갔고, 많은 단체와 시민의 동참 끝에 캠페인의 결실로서 2018년 루시법이 공포된 바 있다.

함 대표는 이러한 루시법이 국내에서도 시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펫샵에서의 동물 매매 금지와 대규모 번식장을 철폐하고, 자격요건을 갖춘 전문 브리더를 통한 입양이 활성화돼야 그나마 고통 받는 동물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함 대표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봤을 때, 개식용 종식은 너무나도 먼 미래의 일”이라며, “고통 받는 동물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 ‘루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최근 성행하는 ‘신종’, 또는 ‘합법적’ 펫샵 역시 고통 받는 개들을 더욱 양산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안락사 없는 분양샵’, ‘합법적인 번식장’ 등을 문구로 반려인들을 유혹하는 펫샵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함 대표는 “결국 개들을 상품으로 취급해 희생시키고 소비하는 장소에서 개들을 공급받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위액트에는 크기가 작은 애완견부터 육견이라 불리는 덩치 큰 믹스견까지 다양한 종류의 구조견들이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한교 기자)
위액트에는 크기가 작은 애완견부터 육견이라 불리는 덩치 큰 믹스견까지
다양한 종류의 구조견들이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한교 기자)

파양률 0.3%… “사람의 기준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구조견 이해할 수 있는 가족 만나길”

“위액트를 통해 구조견들을 입양하려던 보호자들 사이에서 ‘서울대 입학보다 위액트에서 입양하기가 더 힘들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오간다”

지난 5월, 무려 1,300여 마리의 동물을 죽게 만들며 전국민을 분노에 떨게 만들었던 ‘양평 동물학살 사건’이 벌어진지도 3개월여가 지났다.

실로 충격적인 사건에 정부 및 지자체가 앞 다퉈 현실 개선을 약속했지만, 고통 받는 동물들의 오늘은 어제와 같다. 여전히 고통 받는 개들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함 대표는 고통 속에서 구조된 개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위액트가 그 누구보다 까다로운 입양 절차를 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학대라는 깊은 상흔을 가진 아이들에게 ‘파양’이라는 또 다른 상처를 덧씌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함 대표의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그동안 위액트를 통해 입양된 1,072 마리 중 파양된 구조견은 불과 3 마리에 불과했다.

물론, 그러한 입양 과정을 거치더라도 필연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학대와 참혹한 환경은 어떠한 훈련과 교육으로도 사람을 두려워하고 주변 친구들을 경계하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이에 함 대표는 “위액트에서는 신혼부부나 아이가 있는 가정 등의 환경적 요인이 입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가진 행복, 아픔 등을 이해할 수 있는 보호자였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어디서 왔고, 왜 이런 아픔을 갖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보호자라면, 초보 반려인이라도 입양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고 입양 가족들을 위한 당부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그는 “구조된 아이들 하나하나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케어를 다 하고 있다. 최고만 먹여서 키운 아이들”이라며, “사회화 훈련부터 건강관리까지. 최선을 다해 돌보고 있으니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평생의 가족을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처 : 펫 포스트 뉴스(http://www.petpos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