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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2023.07.25
제목 [봉사활동 체험기] 유실·유기동물, 그들에겐 사랑할 가족이 필요하다

[봉사활동 체험기] 유실·유기동물, 그들에겐 사랑할 가족이 필요하다

질병 치료,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사회화 훈련도 진행… “유실·유기동물 입양으로 인한 장점 더 많아”

[펫포스트뉴스=정한교 기자] 반려인구 1,500만 시대. 증가하는 반려인구만큼 반려동물 문화도 성숙해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 합성어)’, 사람도 먹을 수 있다는 ‘휴먼 그레이드’ 등의 단어가 익숙해진 요즘이다.

동물구조단체 '위액트'가 운영 중인 구조동물보호소 '더홈' (사진=정한교 기자)
동물구조단체 '위액트'가 운영 중인 구조동물보호소 '더홈' (사진=정한교 기자)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 증가하는 반려인구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다. 준비가 안됐거나 생각과는 달라 가족으로 맞이했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들도 반려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수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보호자에 의해 버려지고 있다. 각 지역마다 분포한 유기동물보호센터에는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유실·유기동물들로 가득하다.

버려지는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개농장 등 인간에 의해 학대받던 반려동물들도 구조돼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찾고 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 반려동물들이니 ‘동물산동물해’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지난 22일 본지가 찾은 경기도 용인시 소재 동물보호단체의 동물보호소에서도 이러한 유실·유기동물을 만날 수 있었다.

본지가 찾은 곳은 지난 2018년 설립된 동물보호단체 ‘위액트(WEACT)’. 개도살장, 개농장, 번식장 등에서 잔인하게 학대 받고 죽어가는 반려견들을 구조해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가는 곳이다.

시작은 의무감에 의한 봉사활동이었다. 반려동물 전문지 ‘펫포스트뉴스’의 일원이라는 사명감이 동물보호소로의 발길을 이끌었다.

그렇게 이른 아침, 위액트가 학대받던 반려견을 구조해 보호하고 있는 보호소 ‘더홈’을 찾았다. ‘더홈’에는 50여 마리의 구조견이 보호받고 있었다. 위액트가 운영 중인 훈련소와 위탁가정에서 보호 중인 구조견까지 합치면, 현재 130여 마리의 구조견이 위액트의 보호 아래 있었다.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의 구조동물보호소 '더홈'에서 만난 구조견 '포로리'. 최근 구조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격리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날 야외활동 중
최근 구조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격리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구조견 '포로리'. 무더운 날씨 탓에 야외활동 중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우산을 씌워줬다. 사람을 무서워해 움츠려 꼼짝 않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정한교 기자)

봉사활동을 위해 ‘더홈’을 찾은 기자가 맡은 첫 번째 임무는 최근 구조된 반려견들의 견사 청소 및 관리. 파보바이러스, 옴 등의 질환에 걸린 반려견들이다 보니 기존에 보호 중이던 구조견들에게 질환을 옮기지 않도록 격리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격리실에서 반려견들을 꺼내 격리실 앞에 조성된 활동공간에 반려견들을 풀어놓았다. 배변 및 활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반려견들이 신나게 뛰노는 사이, 견사를 청소했다.

위액트의 활동가가 구조견의 야외활동을 진행하는 모습.
위액트의 활동가가 구조견의 야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정한교 기자)

이날 ‘더홈’에는 본지 외에도 동물용 영상장비 및 진단 솔루션 전문 기업 ‘우리엔’의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동아리 ‘우연히’가 봉사활동을 위해 방문했다. 나눔활동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정기적으로 위액트를 찾고 있다는 이들은 구조견들과 교감도 나누고, 청소도 도맡아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봉사활동을 위해 ‘더홈’을 방문한 우리엔의 직원은 “학대받던 반려견들을 돕기 위한 위액트의 노력을 잘 알고 있기에 위액트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정기적으로 동료들과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사활동을 위해 '더홈'을 찾은 동물용 영상장비 및 진단 솔루션 전문 기업 ‘우리엔’의 봉사동아리 '우연히' (사진=정한교 기자)
봉사활동을 위해 '더홈'을 찾은 동물용 영상장비 및 진단 솔루션 전문 기업 ‘우리엔’의 봉사동아리 '우연히' (사진=정한교 기자)

격리실 봉사가 끝난 뒤에는 봉사동아리 ‘우연히’의 멤버들과 함께 구조견들이 뛰노는 반려견 놀이터 정비 및 본관에서 보호 중인 반려견들의 야외활동을 돕는 시간을 가졌다.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마다 그룹을 나눠 구조견들의 야외활동이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워낙 많은 구조견들이 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보니 그룹별 야외활동에도 많은 시간이 소비됐다.

또한, 반려견들이 하루에 한 번만 산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반려견의 산책 사이클이 끝나면, 다시 처음에 야외활동을 진행했던 구조견들이 다시 야외활동을 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위액트에는 수많은 활동가들이 구조견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진=정한교 기자)
위액트에는 수많은 활동가들이 구조견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진=정한교 기자)

건강관리, 사회화 훈련 등 유실·유기동물이 장점 더 많아… 문제는 잘못된 선입견


대부분의 구조견들이 첫 번째 야외활동을 끝냈을 무렵, 기자의 첫 유실·유기동물보호소 봉사활동도 마무리됐다. 의무감에 의해 다소 수동적으로 시작된 봉사활동이었지만, 봉사활동이 끝날 무렵에는 더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아쉽고 미안한 마음만이 가득했다.

높은 습도, 살갗을 파고 든다고 느낄 정도로 내리쬐는 햇빛보다 이날 봉사활동에서 우리를 힘들게 했던 것은 구조견들의 반응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이들의 방문에 머리부터 꼬리까지 격하게 흔들어 대며 반기는 구조견들이 있던 반면, 자주 보던 활동가들의 손길조차 피할 정도로 사람을 무서워하는 구조견들도 있었다.

극과 극의 반응이었지만, 이들 모두 사람에 의한 상처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랑하던 가족에게 버려졌거나 평생을 비좁은 철창 안에 갇혀 학대받던 존재들이다.

유실·유기동물은 병들고 못난 존재라는 선입견을 가진 이들이 있다. 한 번 상처받았던 존재들이라 키우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필자 역시 어느 정도 이러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는 선입견이 부른 오해일 뿐이라는 점을 이날 봉사활동을 통해 깨닫게 됐다.

이날 봉사활동 현장에서 만난 위액트 함형선 대표는 “아파서 버려지거나 개농장에서 방치되던 아이들이 구조되면, 질병 치료부터 건강관리까지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사회화 훈련 등 행동학적 교육도 진행되기 때문에 유실·유기동물이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은 잘못된 선입견”이라고 말했다.

그곳에는 우리가 길거리나 산책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던 누군가의 가족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단지 다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존재들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존재들이 있을 뿐이었다. 이들이 평생을 함께 사랑할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출처 : 펫 포스트 뉴스(http://www.petpos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