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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조후기
일자 2023.05.11
제목 서울역과 쪽방촌, 취약 계층 시민의 개들




‘이 강아지 좀 사가주세요’

지난 4월 12일, 위액트는 서울역 출입구 앞 야외 계단에서 한 노숙인이 자신의 개들을 지나가는 행인에게 팔려고 한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이미 노숙인과 개들은 자리를 옮긴 상태였고 위액트는 서울역, 영등포역 등지를 수색하며 밤낮없이 제보 영상 속 개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단 하루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시민들의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두 마리의 개들은 목줄을 하지 않은 채 노숙인의 뒤를 따라다니며 상가 길목, 편의점 앞, 시장 골목 등 도심 한복판에서 작년 겨울부터 노상 생활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위액트는 온몸이 도시의 먼지로 덮인 채 불안한 마음을 고단함으로 억누르며 야외 계단 귀퉁이에 앉아있는 두 마리의 개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노숙인들과의 자리싸움에서 밀려나 다시 거리로’

위액트는 서울역 텐트촌에서 거주하는 또 다른 노숙인을 통해 개들의 행적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전날 밤 짖는다는 이유로 개들을 때리려고 했던 다른 노숙인 때문에 동이 트자마자 개들과 노숙인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제보였습니다. 제보자의 안내로 찾은 텐트에는 먹다 남은 도시락과 개사료가 있었고 노숙인은 개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 듯 보였습니다. 위액트는 개들과 노숙인이 머물던 자리에 컵라면과 개들이 먹을 간식, 물을 전달했습니다.







‘개들의 몸 값, 단돈 2만원’

서울역 인근에 거주하며 위액트의 제보 요청 글을 눈여겨보았던 제보자의 도움으로 위액트는 두 마리의 개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보자가 개들에게 관심을 보이자 역시나 판매를 원했던 노숙인은 단돈 2만 원에 거래을 약속한 뒤 위액트로 제보를 한 것입니다. 두 개들은 '사랑이'와 '행복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매였습니다. 노숙인의 재정 문제로 집을 떠나 위험천만한 바깥 생활을 했던 개들. 위액트는 개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노숙인을 설득해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살아있는게 기적,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행복이’

믿지 못할 만큼 높은 칼륨 수치로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는 말을 들은 행복이의 병명은 신부전증. 사랑이 또한 신부전증 초기였습니다. 거대한 도시의 소음 속에서 밤낮으로 거리를 헤매며 긴장을 늦추지 못했을 개들은 조용하고 깨끗한 병원이 편안했는지 한참을 곤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즉각적인 입원 조치가 필요했고 긴 설득 끝에 노숙인은 사랑이와 행복이를 위액트가 보호하고 치료할 수 있게 인계해 주었습니다. 위액트는 노숙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취약계층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사회복지사와의 만남을 알선해 주었습니다. 현재 사랑이와 행복이는 입원 치료를 마치고 더 홈에서 약을 복용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또다른 사랑이와의 만남'

위액트는 인근 쪽방촌으로 이동하여 사랑이와 행복이를 찾아 수색하던 중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개를 만났습니다. 익숙한 듯 목줄도 없이 골목을 걷고 있는 모견과 새끼들로 보이는 강아지 두 마리였습니다. 한눈에 봐도 젖이 잔뜩 불어 있는 ‘사랑이’는 쉼 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산모로 지내왔다는 이야기를 쪽방촌 주민인 소유주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위액트는 소유주를 설득해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자견들의 병원 이동을 허락받았고 모견인 사랑이의 중성화 수술을 위해 다시 만날 것을 약속받았습니다.   







'구치소로 간 아빠를 기다리는 개들' 

다시 찾은 쪽방촌, 위액트를 알아본 주민들은 사랑이의 소유주가 구치소에 수감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경찰서에 문의해 본 결과 사랑이의 보호자는 유치장에 수감되었고 형기가 불투명한  상황. 위액트는 곧바로 경찰서 유치장으로 가 소유주에게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았습니다. 혼자 남겨진 사랑이를 위액트가 마지막으로 구조하던 날, 쪽방촌의 주민들은 정들었던 개들의 행복을 응원하며 진심을 다한 배웅을 해줬습니다. 숨겨왔던 걱정과 애정을 이제서야 드러내며 울음바다가 된 주민들의 인사를 끝으로 사랑이와 자견들은 쪽방촌을 떠나 위액트의 품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안겨줄 평생 가족을 찾아서' 

위액트는 두 명의 취약 계층 시민에게서 총 5마리의 개를 구조했습니다. 서울역 노숙인을 보호자로 따르며 거친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져야 했던 ‘사랑이’와 ‘행복이’는 ‘사라’와 ‘헤이리’라는 이름으로, 쪽방촌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보호자를 기다려야 했던 ‘사랑이’와 자견 두 마리는 ‘도로시’, ‘소울’, ‘라쿠라’는 이름으로 더홈으로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다섯 마리 개들의 보호자는 다행히 개들에 대한 소유권을 내려놓아 위액트가 구조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동물들은 현행 민법상 물건으로 분류되어 동물들이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소유주가 포기하지 않는 한 다시 소유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마리 개의 소유주들은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애정으로 개들을 돌봐왔고 개들을 위한 일이었음을 알았기에 고민 끝에 소유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다섯 마리의 개들에게 위액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려 합니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진짜 보호자,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줄 평생 가족을 찾기 위한 개들의 마지막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동물이 더 이상 물건으로 취급받지 않고 감정과 사고를 지닌 존재로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위액트와 함께 행동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