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배경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 덩그러니 놓여 있는 플라스틱 개집. 잠시도 서 있기 힘들 만큼 매서운 추위 속에서 홀로 외롭게 새끼를 낳은 어미 개. 엄마는 몸을 한껏 말아 아기의 체온을 유지시키며 지켜 냈습니다. 바닥이 조금이라도 차가워지면 "살려달라" 외치는 듯 귀를 찢는 비명을 지르는 아기 강아지. 어미 개는 그 혹독한 상황에서도 새끼의 울음 소리에 무거운 몸을 망설임 없이 일으킵니다. 흔히들 ‘짬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살았던 어미 개는 예상했던 대로 멀쩡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출산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구조 후 진행된 검진을 통해 난소에는 5cm 크기의 낭종이 발견 되었고, 심장 사상충 감염은 물론 간의 크기가 보고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 있었습니다.
들어보니 매 년 새끼들을 낳으면 어딘가로 보내 버리고, 어미 개는 또 다시 출산을 반복하며 살아 왔다고 합니다. 한겨울 얼어붙은 땅 위에서 온몸으로 추위와 싸웠던 가족. 서글프고 처절한 대한민국 마당개의 현실에 통탄하며 위액트는 두 생명을 더 이상 추위에 떨지 않도록 끌어 안았습니다.